육각형 필드워치, 해밀턴 카키필드 Mechanical 38mm
과거 시계의 역사는 화려한 장식을 지닌 회중시계가 상류층과 귀족 남성들의 부와 품격을 나타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시간에 대한 인류의 관념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군인들에게 정확한 시간 확인은 작전 수행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고, 전투 중 손목에서 즉각적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견고한 시계가 절실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확성은 물론 내구성과 휴대성까지 갖춘 이른바 필드워치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손목시계는 급격히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철도 산업에서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시계를 공급하며 명성을 쌓아가던 해밀턴은, 이러한 군사적 요구에 부응하여 1914년부터 미군에 시계를 공급하는 군납업체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오늘날 가장 아이코닉한 필드워치로 자리 잡은 ‘해밀턴 카키 필드’입니다.
필드워치(Field Watch)란 군인들이 야외 작전 수행 시 착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계입니다. 이름 그대로 필드(야전)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뛰어난 내구성과 명확한 가독성, 정확한 시간 측정 기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습니다. 필드워치는 전쟁터뿐 아니라 혹독한 야외 환경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도구로서, 군인들의 임무 수행을 돕는 중요한 장비였습니다.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도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선명한 야광 인덱스를 갖추고 있으며, 군사 작전에서의 실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하고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오늘날 필드워치는 단지 군용 시계를 넘어, 일상에서도 활동적인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중 1966년 등장한 KHAKI FIELD는 현재까지도 해밀턴을 대표하는 필드워치로, 명료한 가독성의 다이얼과 견고한 디자인을 완성하면서 현대 필드워치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냉전의 긴장감이 세계를 감싸던 1962년, 미군은 혹독한 환경에서도 정확성과 내구성을 보장하는 시계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제정된 것이 바로 MIL-W-3818B 규격입니다. 이 규격은 17석 무브먼트와 해킹 기능을 갖춘 손목시계를 요구하며, 군사 작전의 성공을 위해 시간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중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밀턴은 1966년 군납 시계를 납품하게 되었으며, 군복의 색상에서 영감을 받아 카키(Khaki)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해밀턴은 이러한 군용 시계 제작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군용 시계의 견고한 성능을 일상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필드워치를 탄생시켰습니다. 그 중에서도 카키 필드 시리즈는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한 디자인과 현대적인 감성을 동시에 담고 있는 아이코닉한 시리즈입니다. 특히 오리지널의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카키 필드 메커니컬 38mm는 MIL-W-3818B 규격에서 유래된 24시간 표시 다이얼과 해킹 기능, 그리고 클래식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갖추고 있어 빈티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실용성을 위해 약 80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하는 현대적 H-50 무브먼트를 탑재해, 클래식과 현대적 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많은 시계 애호가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해밀턴 카키 필드는 훌륭한 디자인과 더불어 흥미로운 헤리티지,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매력적인 역사적 배경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해밀턴이 소속되어있는 스와치 그룹의 AS 정책 또한 타 브랜드 대비 훌룡하다는 평이 많아 처음 시계를 접하는 사람에게도 매력적인 모델입니다. 저 역시 취업 후 받은 첫 월급으로 이 시계를 구매했으며, 그 이후 일상생활은 물론 수많은 여행과 험난한 아웃도어 활동에도 언제나 든든하게 함께하는 시계가 되었습니다. 밀리터리와 시계에 관심이 있다면, 해밀턴 카키 필드를 한 번쯤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